일흔 하나. 내가 알고 있는 가장 비극적인 사람

아니 뭐 개인적인 안면이 있다는 건 아니고...
케이블로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 트랜스젠더 남편 편이 방영되고 있는 걸 보니 문득 예전에 읽은 게 생각난다.

보통 트랜스젠더들은 생물학적 성과는 정반대의 성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 자신과 생물학적으로 같은 성의 사람과 사랑한다. 그런데 여기 트랜스젠더가 있다. 그는 생물학적으로 남성이다. 그러나 성정체성은 여성이고, 결국 성전환 수술을 받는다. 그러나 그의 장벽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는 동성애자, 즉 레즈비언의 정체성을 가진 여성이라는 성정체성을 가지고 있는사람이었던 것이다. 성전환 수술이 끝난 후 그는 과연 같은 여성의 사랑을 얻을 수 있을까?

어느 다큐멘터리의 내용이다. 이 다큐에 대한 기사를 읽고 나는, 불러본 적 없는 신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신이시여, 당신은 어찌하여 이 사람에게 이런 고난을 주셨습니까? 저 사람이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저런 멍에를 지워주셨단 말입니까?
왜 그는 성전환을 해서 온전한 여자로 살지 못하는 것일까? (동성애를 폄하하는 뜻은 아니다) 성전환을 해서 여자로서 남자의 사랑을 얻는 것도 피눈물나는 고행일 텐데, 그는 자신과 같은 여성의 사랑을 얻어야 하는 것이다. 이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 아닐까? 단지 사랑하는 사람을 얻어 평범하게 살고 싶은 일이 이렇게 어려워도 되는 걸까?

유일한 희망은, 어느 레즈비언 여성이 그를 진정한 여성으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는 많은 예에서 보듯이, 자신과 다른 성정체성에 대해서는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갖는다. 이성애자가 동성애자나 트랜스젠더에게 갖는 거부감과 같은 거부감을 동성애자나 트랜스젠더들도 이성애자에게 가질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들은 표현해봤자 이로울 게 없으니까 입을 다물고 있는 것 뿐이지.

레즈비언 여성들도 트랜스젠더에게 거부감을 가질 것이다. 본능적으로 그를 여성으로 받아들인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그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 다큐멘터리의 결말이 궁금해진다. 2, 3년 전 여성 영화제에서 상영되었던 작품으로 기억된다. 참으로 시의적절한 소재가 아닐 수 없다. 남성 뿐만 아니라 여성도 반성하게 하는 내용이었기를 바래본다. 이 인물의 삶 자체가 남성 뿐만 아니라 여성에게도 상처받았던 삶이 분명하기에. 심지어 동성애자에게도 상처받았던 삶이 아닐까?

이성애자, 동성애자, 트랜스젠더, 그 어느 범주에도 속할 수 없는 이런 성적소수자들이 존재한다. 성적소수자들에게조차 외면받는 이런 사람이 분명히 이 세상에는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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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크초콜릿 | 2007/04/15 05:11 | 개인적인 생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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