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인들의 개기일식 사랑은 세계 그 어떤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데, 그 계기가 된 것이 바로 1988년 3월 18일에 일본의 머나먼 영해, 이오지마 부근을 지나간 개기일식이었다. 육지에서는 관측이 불가능한 탓에 관측을 위한 선박이 동원되는 등 일대 붐을 일으켰는데, 버블의 절정기였던 만큼 '좋아하는 것은 뭐든지 한다'는 당시 일본인들의 사고방식과 화학작용을 일으킨 셈이 되었다. 이때 개기일식 관측의 짜릿함을 체험한 사람들이 이후 전 세계로 개기일식을 보러 지구 끝까지 쫓아가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내년 7월 22일 이후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아마 내년 7월 22일을 전후해서는 상하이 행 항공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일 것이다. 나도 일찌감치 이번 겨울에 예매해 두려고 생각하고 있다. 이 개기일식이란 게 엄청난 중독성이 있어서, 한 번 경험하고 나면 또다시 찾아나서지 않고는 못 배기게 된다.
일본과 서구 선진국에는 이번 8월 1일의 개기일식을 위한 투어가 잔뜩 마련되어 있다. 장소 자체가 시베리아 아니면 실크로드라는 이국적인 풍광을 자랑하는 곳인지라, 연계하기가 수월한 것 같다. 그런데 실크로드가 워낙 인기가 좋다 보니 이쪽으로 가는 투어가 압도적으로 많다. 사실 내 예상으로는 러시아 쪽이 직항편이 가능한 대도시 노보시비르스크가 있기 때문에 더 인기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짧은 개기일식의 아쉬움을 메꿔줄 만한 연계 상품이 많은 실크로드 쪽이 확실히 더 유리하다고 소비자들과 여행사들은 판단했나 보다.
현재 국내에서 내가 찾아낸 개기일식 여행상품은 이곳 뿐이다. 이름도 먹음직스러운 와플 투어에서 준비한 상품인데, 유가가 올라서 그런지 확실히 가격이 비싸다. 올해는 재정 상태가 안 좋으니 포기하고 내년을 기약하는 수 밖에...
그런데 사실, 개기일식이 아니라 해도 태양과 달의 상호작용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국내에서도 비록 해질녁의 부분일식이나마 관측이 가능하다.
단 조건이 있다.
서쪽에서 북쪽에 이르는 지평선이 탁 트여 있어야 한다는 것.
요즘 유행하는 스텔라리움으로 서울에서의 8월 1일 하늘을 구동시켜 보니, 저녁 7시 18분 무렵부터 달이 해를 가리기 시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렇게 서서히 해가 달에 가려지면서 해는 점점 낮게 가라앉아 달에 가려진 상태에서 7시 41분 지평선으로 완전히 져 버린다.
해가 지는 방향은 정서쪽에서 약간만 북쪽으로 올라간 곳이다. 하지때 북쪽으로 한껏 올라가서 졌던 해가 한 달 넘게 남쪽으로 내려온 참이다. 그러니까 정서쪽에서 정북쪽 방향으로 3분의 1 정도만 탁 트여도 해가 질 때까지 관측하기엔 아쉬움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수도권을 기준으로, 이런 조건을 만족시키는 곳은 어디일까?
우선 무조건 바닷가로 나가야 한다. 내륙에서는 산 아니면 빌딩이 시야를 가로막는다. 수도권 그 어느 지역도 이런 장해로부터 자유로운 곳은 없다. 다행히 바다는 아주 가깝다. 게다가 대중교통으로 얼마든지 접근할 수 있다.
지도를 샅샅이 찾아보며 서쪽 수평선에 막힘이 없는 곳을 찾아본 결과 내가 점찍은 곳은 바로 오이도이다. 조개구이로 유명한 곳.
강화도에서 영종도에 이르는 거대한 장벽이 서쪽 수평선을 계속 가로막다가 겨우 벗어나는 곳 중에서도 대중교통으로 확실하게 접근이 가능한 곳이 바로 오이도이다.
다소 불안한 점은 있다. 서쪽 수평선 방향으로 영문을 알 수 없는 간척지가 건설되고 있다. 구글 어스로 설명하자면 이렇다.


과연 오이도는 이 날 탁 트인 수평선을 선사해 줄 것인가? 이 날 해는 맑은 하늘을 가로지를 것인가? 이 모든 것보다도, 이 날은 과연 얼마나 더울 것인가? 사실은 그게 가장 궁금하다... ^^; 땡볕에서 해를 바라봐야 하는 작업이니 만큼...
# by | 2008/07/18 00:09 | 우주 이야기 | 트랙백(1) | 핑백(1) | 덧글(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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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개기일식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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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주 8월 1일은 일식이 있다. 위키피디아로 지도를 슬쩍 확인했을 때는 당근 한국에서는 못 보겠다고 생각했는데 다크초콜릿님의 포스트를 보니 한국에도 부분일식을 볼 수 있겠다 싶네. ㅎㅎ 그래서 예전에 Mizar님의 소개로 알게 된 스텔라리움을 실행해 봤다. 시간을 굴리고 머리를 굴리 ... more
내년 7월식은 저도 노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항공권을 그렇게 일찍 사야 할 줄은 몰랐네요. 저도 겨울에 예매해야겠습니다. :)
요즘 항저우 날씨를 매일 보고 있는데,(내년 이맘때이니까요) 요즘 계속 날씨가 맑던데요. 태풍만 안 오면 성공적으로 관측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말로 태풍이 관건입니다. 이번에 북상하는 태풍 갈매기를 보니 내년 이맘 때도 안심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
(저는 그때는 한국에 없을거 같지만.ㅡㅡ;)
타이밍이 더럽군요.
승용차로 간다면 강화도도 좋겠지만, 방금 얻은 정보에 의하면 영종도의 을왕 해수욕장이 더 접근성이 좋아 보이는군요. ^^
출입금지정도가 아니라 무단침입이면 상당한 경을칠곳일겁니다.인줄알았는데...
내부에 공원과 관람시설이 있고 밤10시까지 이곳의 셔틀버스가 있다는군요.
확인해볼 가치는 있어보입니다.
그런데 지도를 살펴보니 공원은 기지의 동쪽이라서 서쪽 수평선을 보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군요. 좀 더 생각해 봐야 할 듯 합니다...
접근방법은 차나, 인천지역에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됩니다.
인수기지 안에 핼스클럽, 수영장등의 시설이 있기 때문이죠. 인천지하철 동막역에서 내리신뒤
한시간에 한대씩 오는 무료 셔틀버스 타고 들어가면 가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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