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80일간의 세계일주>라는 책을 처음 읽었을 때부터 가졌던 꿈, 바로 세계일주이다.
요즘은 세계일주에 알맞는 항공권 패키지까지 출시되어서 세계일주의 꿈을 실현한 사람들의 여행기를 인터넷 곳곳에서 읽어볼 수 있다.
<80일간의 세계일주>의 주인공 필리어스 포그는 80일이라는 제한된 기간에 쫓겨서 말 그대로 기차, 배, 기차, 배를 반복해서 갈아타며 줄곧 이동만 했지만, 21세기의 필리어스 포그들은 조금도 그럴 필요가 없다. 머물고 싶은 곳에서는 마음껏 머물고, 움직이고 싶을 땐 움직이고, 어차피 이 여행의 목표는 지구를 한바퀴 도는 것이다. 마음껏 오감을 만족시켜 가며 느긋하게 지구를 한바퀴 돌아 떠난 지점으로 되돌아오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세계일주 외에는 그 어떤 목표도 세우지 않는 여행, 근사하지 않은가?
언젠가는 나도 반드시 세계일주를 하겠다는 꿈을 간직하고는 있지만,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은 무엇 하나 없다.
아니, 꼭 한 가지는 있다. 세계일주를 할 때는 반드시 동쪽으로 할 거라는 점.
소설을 읽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필리어스 포그는 동쪽으로 세계일주를 함으로써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24시간을 벌게 되고, 결국 80일이 아닌 79일만에 세계일주를 완수한다. 만일 서쪽으로 여행을 했다면 81일만에 세계일주를 하게 되어서 내기에 패하는 것은 물론, 가장 소중한 인생의 동반자도 얻지 못했을 것이다.
이것이 이 소설의 최고의 반전이다. 온통 서스펜스의 연속인 소설이지만, 마지막의 이 나무랄 데 없는 훌륭한 과학적인 반전은 정말로 울림이 깊다. 거창하게 얘기하자면 인생에 있어서의 선택의 중요성에서부터, 19세기에 이미 싹트기 시작한 상대성의 개념까지, 사람에 따라서 떠올릴 것이 아주 다채로울 그런 결말이다.
1872년에 허구로 벌어진 사건이지만, 그로부터 100년이 훨씬 넘은 지금까지도 지구상의 인간이 시간의 흐름을 뒤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세계일주이다.
타임머신이 발명되지 않는 한, 저 멀리 우주로 광속에 가깝게 여행할 수 없는 한, 지구 위를 엉금엉금 움직이는 인간에게 시간의 흐름을 뒤바꿀 다른 방법은 아무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잠시 하루를 건너뛰는 체험은 사실 누구에게나 간단하다. 날짜 변경선을 지나가면 되는 것이다. 한국에서 항공기를 타고 미국으로 가면 하루 전으로 가게 되는 것이다. 아주 간단하다.
하지만 아주 이민을 떠나서 평생 그 곳에서 살 것이 아니라면 이런 방법은 일시적인 체험에 불과하다. 결국 언젠가 한국으로 돌아온다면, 날짜 변경선을 반대로 지나게 될 것이고, 시간은 원 상태로 돌아온다.
온전히 24시간 전으로 되돌아가고 싶다면, 그대로 동쪽으로 계속 나아가서 떠난 지점으로 되돌아 와야만 한다.
세계일주용으로 출시된 패키지 항공권이라 해도 그 가격은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다. 게다가 아무런 내기도 걸려있지 않은 상황에서 그저 비행기만 타고 지구를 한바퀴 돌아올 사람도 없을 것이다. 어떻게든 곳곳에서 머물며 돈을 쓰게 마련이다.
즉, 항공기의 연료 소비를 비롯해서 여행자 개인의 시간과 체력, 비용 소비까지, 엄청난 에너지가 소비되는 행위가 바로 세계일주, 바꿔 말하면 현재까지 인간에게 허락된 유일한 시간여행의 본질이다.
시간여행이라는 건 이렇게 거대한 에너지를 요구하는 사건이기에, 픽션 속에 등장하는 간편한 타임머신의 등장은 그야말로 앞으로도 오랫동안 불가능할 것이다.
200년 전 아무도 우주선의 등장을 상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먼 훗날에는 결국 타임머신이 등장할 것인가?
타임 패러독스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에너지나 다른 그 어떤 문제점들보다도 훨씬 심각한 문제점인데...
실현되지 않는다 해도 상상은 즐겁다. 아니, 타임머신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언젠가는 세계일주를 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여행 밸리에 넣으려고 쓰기 시작한 글인데, 어째 과학적인 성격의 글이 되어 버려서 과학 밸리로...
요즘은 세계일주에 알맞는 항공권 패키지까지 출시되어서 세계일주의 꿈을 실현한 사람들의 여행기를 인터넷 곳곳에서 읽어볼 수 있다.
<80일간의 세계일주>의 주인공 필리어스 포그는 80일이라는 제한된 기간에 쫓겨서 말 그대로 기차, 배, 기차, 배를 반복해서 갈아타며 줄곧 이동만 했지만, 21세기의 필리어스 포그들은 조금도 그럴 필요가 없다. 머물고 싶은 곳에서는 마음껏 머물고, 움직이고 싶을 땐 움직이고, 어차피 이 여행의 목표는 지구를 한바퀴 도는 것이다. 마음껏 오감을 만족시켜 가며 느긋하게 지구를 한바퀴 돌아 떠난 지점으로 되돌아오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세계일주 외에는 그 어떤 목표도 세우지 않는 여행, 근사하지 않은가?
언젠가는 나도 반드시 세계일주를 하겠다는 꿈을 간직하고는 있지만,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은 무엇 하나 없다.
아니, 꼭 한 가지는 있다. 세계일주를 할 때는 반드시 동쪽으로 할 거라는 점.
소설을 읽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필리어스 포그는 동쪽으로 세계일주를 함으로써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24시간을 벌게 되고, 결국 80일이 아닌 79일만에 세계일주를 완수한다. 만일 서쪽으로 여행을 했다면 81일만에 세계일주를 하게 되어서 내기에 패하는 것은 물론, 가장 소중한 인생의 동반자도 얻지 못했을 것이다.
이것이 이 소설의 최고의 반전이다. 온통 서스펜스의 연속인 소설이지만, 마지막의 이 나무랄 데 없는 훌륭한 과학적인 반전은 정말로 울림이 깊다. 거창하게 얘기하자면 인생에 있어서의 선택의 중요성에서부터, 19세기에 이미 싹트기 시작한 상대성의 개념까지, 사람에 따라서 떠올릴 것이 아주 다채로울 그런 결말이다.
1872년에 허구로 벌어진 사건이지만, 그로부터 100년이 훨씬 넘은 지금까지도 지구상의 인간이 시간의 흐름을 뒤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세계일주이다.
타임머신이 발명되지 않는 한, 저 멀리 우주로 광속에 가깝게 여행할 수 없는 한, 지구 위를 엉금엉금 움직이는 인간에게 시간의 흐름을 뒤바꿀 다른 방법은 아무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잠시 하루를 건너뛰는 체험은 사실 누구에게나 간단하다. 날짜 변경선을 지나가면 되는 것이다. 한국에서 항공기를 타고 미국으로 가면 하루 전으로 가게 되는 것이다. 아주 간단하다.
하지만 아주 이민을 떠나서 평생 그 곳에서 살 것이 아니라면 이런 방법은 일시적인 체험에 불과하다. 결국 언젠가 한국으로 돌아온다면, 날짜 변경선을 반대로 지나게 될 것이고, 시간은 원 상태로 돌아온다.
온전히 24시간 전으로 되돌아가고 싶다면, 그대로 동쪽으로 계속 나아가서 떠난 지점으로 되돌아 와야만 한다.
세계일주용으로 출시된 패키지 항공권이라 해도 그 가격은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다. 게다가 아무런 내기도 걸려있지 않은 상황에서 그저 비행기만 타고 지구를 한바퀴 돌아올 사람도 없을 것이다. 어떻게든 곳곳에서 머물며 돈을 쓰게 마련이다.
즉, 항공기의 연료 소비를 비롯해서 여행자 개인의 시간과 체력, 비용 소비까지, 엄청난 에너지가 소비되는 행위가 바로 세계일주, 바꿔 말하면 현재까지 인간에게 허락된 유일한 시간여행의 본질이다.
시간여행이라는 건 이렇게 거대한 에너지를 요구하는 사건이기에, 픽션 속에 등장하는 간편한 타임머신의 등장은 그야말로 앞으로도 오랫동안 불가능할 것이다.
200년 전 아무도 우주선의 등장을 상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먼 훗날에는 결국 타임머신이 등장할 것인가?
타임 패러독스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에너지나 다른 그 어떤 문제점들보다도 훨씬 심각한 문제점인데...
실현되지 않는다 해도 상상은 즐겁다. 아니, 타임머신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언젠가는 세계일주를 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여행 밸리에 넣으려고 쓰기 시작한 글인데, 어째 과학적인 성격의 글이 되어 버려서 과학 밸리로...
# by | 2009/06/22 16:41 | 개인적인 생각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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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타고 블라디보스톡으로 가서 모스크바까지 가는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오르는 거지요.
도착까지 14박 15일이라던가.....바깥풍경을 보기에 지칠 정도로 긴 여행을 해보고 싶군요.
시간만 되면 꽤 해볼만 한거 같습니다.
하여간, 요즘은 12만 마일의 마일리지가 있으면 Round the earth ticket를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19만 7천 마일을 모았는데... 집사람, 아들꺼 까지 모을려면 얼마나 더 날아다녀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