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온 아흔 하나. 나의 근원을 찾고 싶다면...

우연히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을 틀었다가 <인류의 조상을 찾아서>라는 프로그램에 꽂혀서 두시간 동안 앉아서 지켜보았다.

Y 염색체와 미토콘드리아 DNA로 인류의 이동경로를 추적하는 다큐였는데, 내용 자체는 예전부터 익히 알고 있었지만, 다큐의 밑바탕이 된 프로젝트가 흥미진진했다.

무작위로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구강상피세포를 채취해서 그들의 조상의 이동경로를 알려주는 프로젝트, 이른바 제노그래픽(genographic)이라는 프로젝트를 실행하면서, 프로젝트에 참가한 몇몇 참가자의 인터뷰와 분석결과, 즉 참가자의 조상의 이동경로가 함께 곁들여져 상상력을 마구 자극하는 것이었다.

나도 저 프로젝트에 참가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혹시나, 하고 마지막까지 앉아 있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프로젝트 홈피 주소가 뜬다.

홈피는 여기로...

그런데 거리에서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상당히 운이 좋았던 셈이란 걸 알았다. 무료로 분석결과를 받을 수 있었으니까.

구강상피세포를 채취해서 보낼 수 있는 키트를 홈피에서 다큐 DVD와 함께 세트로 팔고 있는데, 그 가격이 만만치 않다. 99달러 95센트, 12만 몇 천 원 정도? 환율에 따라 천 원 단위가 조금 바뀔 수는 있겠군...

DVD가 끼어 있는 데다가, 분석 비용이 포함되어서 이렇게 비싼 것이리라.

나보고 하라 그러면 엄두가 안 나겠지만, 조카에게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은 든다. 조카만 해도 벌써 50%가 나와는 다른 DNA 흐름으로부터 온 것이니 나와는 사뭇 다른 결과가 나올 테니까... 아직 어린 나이에 자신의 근원을 알려준다는 것, 제법 좋은 선물이 아닐까?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하는 사색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그런데 좀 비싸긴 비싸다... 내 능력으로는... ^^;

자녀를 가진 이라면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좀 부담스러운 가격이긴 하다...




그건 그렇고, 다큐의 결론은 어떻게 되었을까?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인종의 전시장이라 할 수 있을 이민자의 천국 뉴욕 퀸즈 거리의 수많은 사람들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이들이 모두 아프리카로부터 이동하며 갈라진 사람들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동양인, 서양인, 피부색을 막론하고, 모두가 20만년 전의 한 남자와 15만년 전의 한 여자의 유전자를 간직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생각보다 멀지 않은 과거의 인간이 조상인 이유는? 간단하다. 이 두 사람만이 유전자를 오늘날까지 제대로 전달할 수 있었고, 그 이전의 다른 인류의 유전자는 모두 중간에 연결이 끊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유전자로 추적 가능한 가장 오래된 조상이 바로 이 두 남녀일 뿐, 이 두 남녀가 우리의 처음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엄밀하게 우리의 처음을 따져야 한다면 먼 옛날 최초의 원시 세포를 언급해야 할 테니, 거기까지는 가지 말고 그냥, 인류라 이름 붙일 수 있는 조상만 생각한다면 그렇다는 것이다.

이런 결론을 가지고 우리는 모두 하나 라는 조금은 쑥쓰러운 결론을 맺기는 하는데, 사실 쑥쓰럽긴 해도 맞는 말 아닌가? 우리는 모두 같은 근원으로부터 출발한 것이니까...



인상적인 에피소드.

한국인 여성과 사귀고 있는(아마도 동거 중인 것 같다) 아일랜드인 참가자가, 이 실험 결과가 자신과의 교제를 반대하고 있는 여성의 가족들의 마음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국제결혼이 많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높은 한국의 인종간의 장벽이 이런 식으로 나타날 줄은...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by 다크초콜릿 | 2009/08/31 21:21 | 과학 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sodyssey.egloos.com/tb/2414180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