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온 여든. struve 측지 아크

최북단 인간 거주지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알게 된 자료.

Friedrich Struve라는 러시아 과학자가 1816년에서 1855년까지 노르웨이 북단에서 흑해까지 삼각측량법으로 지구의 자오선을 측량한 표지석이라고 해야 할지 아무튼 곳곳에 세워두거나 새겨둔 표식이 200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동경 26도 43분 자오선을 25도 20분의 위도각, 총 2822km에 걸쳐 측정함으로써 현대 관측치에 대단히 근접한 1/294.26의 비율로 적도 쪽이 부풀어 있다는 관측 결과를 얻었다(현대 관측치는 약 1/298.257). 원인은 당연히 지구의 자전.

최초로 정확하게 자오선을 측정한 그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 당시 남겼던 표식 중 오늘날까지 10개국에 걸쳐 남아 있는 34곳의 표식이 세계우산으로 일괄 지정되었다.

나름 지구 과학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처음 알게 된 자료에 흥분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뭐 늘 그렇듯 호기심이 충족되는 짜릿함을 느꼈다. 그것도 전혀 의도치 않은 결과물이어서...

1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최북단 마을이라고 해야 할지 도시라고 해야 할지, 아무튼 소도시를 클릭하니 노르웨이의 Hammerfest라는 지명이 나왔고, 이 소도시의 특기사항으로 언급된 게 바로 이 struve 측지 아크 기념비였다. 그 뒤로는 뭐 파도 타기를 거듭했고...

위에 적었다시피 무려 40년 가까운 기간에 걸쳐, 당시 러시아 제국과 북유럽 각 제국의 협조를 얻어 국제적으로 진행된 대형 프로젝트였다. 오늘날의 입자가속기 프로젝트에 비견할 수 있으려나? 아무튼 측량 지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산 넘고 바다 건너가면서, 진짜 각 국가의 전폭적인 협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프로젝트였음을 알 수 있다.

당시에는 측량 지역에서 러시아 제국 영토가 차지하는 영역이 제법 넓었던 것 같은데, 세월이 흘러 국경은 변화를 거듭했고 현재는 발트해의 섬 하나만이 러시아 영토로 남아 있다. 바다를 가로질러 측량하는 중간 지점 역할을 해야 해서인지 작은 섬에 두 군데 표식이 남아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순례하고 싶어하는 여행자들에게는 몹시 탐나는 테마일 수 있겠지만, 구글 어스로 찾아본 결과 대부분이 인적 드문 지역에 위치해 있어서 일일이 찾아다니는 건 당시 측량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 아닐까 싶다. 뭐 자동차 한 대 렌트해서 다니면 못 다닐 것도 없겠지만...

참고로 당시 측량 방식은, 위의 지도에 tartu라는 도시의 천문대에서 시작하여 이 천문대를 지나는 자오선을 기준선으로 삼아 남북 양방향으로 진행하는 방식이었다고 한다. 당시의 천문대는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있다.

삼각함수를 이용한 측량이라는 수학과 과학의 기념비적인 업적의 흔적을 보러, 다만 한 곳만이라도 가 보고 싶다. 가게 된다면 아마 모든 작업의 출발점인 천문대가 되겠지...

by 다크초콜릿 | 2017/10/10 21:54 | 우주 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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