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날 북회귀선에서 금환일식 관측하기

천문학적으로 여러 의미가 한데 모이는 드문 현상이 내일 일어난다.

예전에 대만 여행했을 때 중간 기착지로 하룻밤 묵었던 자이시는 북회귀선이 통과하는 곳이다. 북회귀선 기념관도 있고 심지어 북회귀선 초등학교도 있다. 사정상 두군데 다 들르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해외여행이 머나먼 이야기가 되어 버린 요즘, 아쉽고 또 아쉽지만 이렇게 데이터 분석이나 하며 달랠 밖에.

금환일식 치고는 지속시간이 짧다. 자이시에선 1분 남짓으로 나오지만 최대 1분 10초 안팎에 불과하다. 일식대 폭이 짧은 걸로 봐선 달의 거리가 개기일식이 되기에는 살짝 먼 바람에 금환일식이 된 경우인 듯 싶다. 달의 거리가 이보다 조금만 더 가까웠다면 하이브리드, 즉 개기일식과 금환일식이 혼합된 형태가 되었을 것이다.

직접 가서 관측하지는 못하지만, 만약 날씨만 화창하다면 다음과 같이 즐길 수 있으리라.

우선 정오 무렵, 자이시가 거의 동경 120도선 상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태양이 머리 꼭대기까지 올라오며 그림자가 사라진다. 하지날 북회귀선에서 즐길 수 있는 현상이다. 물론 하지를 전후한 이 무렵 며칠간은 태양의 고도가 거의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날 하루에만 겪을 수 있는 현상이 아니긴 하다. 2천년 전, 에라토스테네스가 지구 둘레를 측정할 수 있게 해 준 바로 그 현상이다. 만약 깊게 파인 우물을 들여다 본다면 우물 속에서 태양이 빛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무더운 정오와 오후의 햇빛을 견디고 나면, 천천히 태양이 달에 가려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오후 4시 13분 경 드디어 달이 태양 한가운데 자리잡는 금환일식이 완성된다. 그러나 지속시간은 앞서 말했다시피 1분에 불과해 이내 금환, 즉 금반지는 고리 한쪽이 끊어지고 만다. 그리고 달은 점점 태양을 벗어난다.

개기일식과 달리 금환일식은 맨눈으로 관측할 수 없다. 태양의 강렬한 광선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으면 달그림자를 맨눈으로 관측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래서 내내 관측용 안경을 써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45퍼센트 정도까지 가려지는 부분일식을 관측할 수 있다니까 더운 날씨만 견디면 즐길 만할 것이다. 경험상 더운 게 추운 것보다 차라리 낫긴 하다. 추우면 정말 집으로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아지거든.

by 다크초콜릿 | 2020/06/21 01:12 | 개기일식 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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